안녕하세요, 스코리아입니다.
오늘은 오라클 클라우드 프리티어를 사용하면서 계정 정지를 당하고 복구했던 후기에 대해서 적어보겠습니다.
오라클 클라우드 프리티어
오라클 클라우드에 24GB, 4 Core 상당의 VM을 평생 동안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프리티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듣고, 2024년 11월 경 '춘천' 지역으로 가입에 성공하였습니다. 참고로 가입 절차가 매우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계정 승인 1차/2차, 카드 승인, 유료 계정 승인 등 다양한 난관이 존재하며 가입하는데만 1주일 이상 걸렸고 운 나쁘면 아예 가입조차 못할뻔했습니다.
아무튼 가입에 성공해서, 평소에 사용하던 AWS Instance와 Iwinv Instance의 데이터 및 서버를 전부 Oracle Cloud Free Tier Instance로 이전하는 작업을 거쳤습니다. 주로 DB 서버, Redis 서버, Kafka 서버, Spring Docker 5~6개, Websocket 서버 등이 존재하였습니다.
다시 돌이켜보니, 우선 여기서부터 저의 선택은 잘못되었던 것 같습니다. 오라클 클라우드는 '프리티어' 이용약관이 고객 중심이 아닌 회사 중심이기 때문에 잘못하다가는 모든 데이터가 날아갈 위험이 있어, 모든 데이터를 오라클 클라우드 프리티어로 이전했던 저의 선택은 100% 잘못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백업도 구성해놓지 않았습니다. (이후 자세히 설명)
당해버린 '계정 정지'
하루아침에 일어난 일입니다. 잠을 자고 일어나 보니 제 오라클 인스턴스 서버가 모두 다운되어 있었습니다.
'무슨 일이지?' 생각을 하며, 오라클 클라우드 포털에 로그인을 계속 시도하였지만 '아이디 또는 비밀번호가 틀렸습니다'라는 메시지만 계속 떴습니다.
이후 비밀번호 재설정도 여러 번 해보았지만, '아이디 또는 비밀번호가 틀렸습니다'라는 메시지는 계속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급한 마음에 스마트폰을 이용해 Oracle Cloud 라이브 채팅 Support 팀에게 물어보았습니다. (https://signup.oraclecloud.com/ 접속 후, 하단에 있는 채팅 아이콘을 누르면 라이브 채팅이 가능합니다)
- (1차) Oracle Cloud 라이브 채팅 서포트팀 : '계정이 정지된 것 같다. 하지만 라이브 채팅을 통해서는 해결할 수 없다. 미국 본사 혹은 한국 지점에 빨리 연락해 봐라'
- (2차) 한국 지점 전화번호 1588-8501로 전화 : '계정 정지 되었는지 한국 지점에서는 확인이 안 된다. 미국 본사에 연락해 보고 알려주겠다'
- (3차) 한국 지점 전화번호 1588-8501로 들은 미국 본사의 답변 : '계정이 정지되어 복구해 줄 수 없다. 더 이상 도와줄 수 있는 게 없다'
'계정 정지', '더 이상 도와줄 수 없다.'라는 말에 멘붕 그 자체였습니다. 인스턴스 데이터가 모두 날아간 건지 물어보았더니, 한국 지점에서는 더 이상 도움을 줄 수 없다며 답변을 계속 회피하였습니다.
저의 경우, 오라클 클라우드 유로 계정으로 업그레이드되어 있는 상태였고, 카드에 전혀 문제가 없었으며, 정상적인 서비스(백엔드 API)를 운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갑자기 계정 정지가 될 일이 없었습니다.
또한 타사의 경우 보통 계정 정지되기 전에 이메일로 미리 통보하여 데이터 백업 시간을 준다고 하는데, 아무 이메일도 없이 하루아침에 모든 인스턴스 데이터를 다 잃어버리니 정말 머리가 복잡했습니다. 물론 제가 주기적으로 백업을 했어야 하는데...
그래서 인터넷에 저와 같은 상황을 겪은 다른 분들의 이야기를 계속 찾아봤습니다.
https://svrforum.com/cloud/302311
https://www.reddit.com/r/oraclecloud/comments/17c5m38/oracle_cloud_account_terminated_for_no_reason/
https://www.reddit.com/r/oraclecloud/comments/122ewdu/oracle_terminated_my_account/
저와 비슷한 상황인 분들이 꽤 많더군요. 대부분 '아무 이유 없이' 계정이 정지당한 Free Tier 유저분들이었습니다.
저는 수개월 동안 개발한 프로젝트의 데이터베이스 결과물도 있었기 때문에 오라클 인스턴스의 데이터를 꼭 살려야 했고, 끝까지 계정을 복구하기 위해 이번에는 미국 본사 전화번호로 전화했습니다. (참고로 미국 본사 전화번호는 한국에서 무료 통화라고 합니다)
- (4차) 미국 본사 전화번호 +1 (800) 223-1711 전화 : 상황 설명 후 들은 답변은 '한국 지점의 다른 전화번호인 080-219-4144로 전화하여 해결해 봐라'
- (5차) 한국 지점 전화번호 080-219-4144 전화 : '기업 대상으로만 도와줄 수 있어, 개인 고객은 도와줄 수 없다'
- (6차) 미국 본사 전화번호 +1 (800) 223-1711 다시 전화 : 'https://support.oracle.com에서 SR 지원 티켓을 생성해 봐라' 당시에 계정 로그인이 안되어 SR 티켓도 생성을 못하는 상황이었는데, 남자 상담원분이 친절히 Oracle 계정(OCI 계정 X)을 다시 만들 수 있게 도와주셨고 SR 티켓을 생성하는 과정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렇게 수많은 전화 뺑뺑이를 거쳐서, 최종적으로 오라클 서포트팀에 SR 티켓을 보냈습니다.
답변이 오기만을 기도하며 기다렸습니다.
오라클 클라우드의 SR 티켓 답변
오라클 클라우드 직원분은 제 SR 티켓을 긴급(중요)한 티켓으로 분류해 주셨고 계정 정지에 대한 2차 검증 조사를 시작했으니 기다려달라고 하셨습니다. 이후 6시간 후에 카드로 '1 SGD'가 결제되었고, 아래와 같은 이메일을 전달받았습니다.
[reinstated = 복구/복원되다 (!!)]
새벽 2시에 이 이메일을 받자마자 즉시 오라클 클라우드에 다시 로그인하였습니다. 결과는?? 로그인이 정상적으로 되었습니다!!
순간 너무너무 기뻤습니다:)
'잘못한 게 없는데, 계정 정지를 당하고 하루동안 해결을 위해 이렇게 많은 시간을 소비하다니.. 도대체 왜 정지당한 거지??'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그래서 계정 정지에 대한 이유를 추가적으로 물어보았습니다.
오라클의 답변은 이렇습니다. '정지 및 위반 사유와 관련하여 오라클은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할 수 없습니다. 이는 매우 기밀이고 당사의 비즈니스 운영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 정보는 OCI(Oracle Cloud Infrastructure)의 안전과 보호를 보장하기 위한 SecOps 조직 내 광범위한 보안 조치의 일부입니다.'
정지 이유는 기밀, 비즈니스 운영, 보안 사항에 의해 말할 수 없다고 합니다.
오라클 클라우드는 왜 이유 없이 계정을 정지시키는가? (추측)
여기서부터는 제 추측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 같지만 하나를 뽑아보자면, 'Free Tier 재고가 부족하고 유료 전환 고객이 많이 없어서'입니다.
오라클 입장에서는 개인 고객이 프리티어를 사용하다가 유로 서비스로 돈을 지불하기 시작해야 수익이 발생하는 것인데, 유저들은 계속 프리티어만 사용하려고 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라클은 꼬투리 하나(예를 들면 TOS 초과, 결제카드 불량)를 잡거나 랜덤으로 계정을 바로 정지시키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꼬투리 잡을 게 없어서 랜덤으로 걸려든 게 아닌지 생각되네요. 제 계정에는 전혀 문제 될 게 없었거든요.
서비스를 꾸준히 사용하지 않은 사람은 정지당한 사실을 모를 수도 있고 워낙 계정 복구를 요청하는 방법이 제가 설명드린 것처럼 복잡하기 때문에 많은 유저가 복구를 위해 시도하지는 않을 거라고 봅니다.
결국 오라클은 이러한 방식으로 프리티어를 앞세운 비즈니스 운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제 추측입니다.
계속 오라클 클라우드를 쓰고 싶은 이유
그렇지만 저는 오라클 클라우드를 계속 사용할 예정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프리티어에서 제공하는 혜택 (24GB Ram, 4 Core)가 너무나도 좋기 때문입니다. 또한 로드밸랜서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private subnet 구성도 가능하며, public 고정 아이피도 제공합니다.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1 Gbps로 비교적 빠른 속도를 제공하며, 서버는 100% 업타임을 유지했습니다. (계정 정지 때 제외하고는..)
계정 정지 대비 방법
아무 이유 없이 오라클이 우리의 계정을 정지시키고 인스턴스 데이터를 모두 다 날릴 수 있다는 가정하에, 만만의 대비가 필요합니다.
- Oracle Instance 안에 있는 Database를 AWS S3에 하루마다 백업할 수 있도록 하기
- 기본 제공하는 24GB Ram 외에 1GB Ram을 추가하기
저는 이렇게 두 가지 방법을 적용하였습니다. 1GB Ram 추가 시 비용이 대략 월 1500~2000원 정도 하는데도 불구하고 추가하기로 결정한 이유는 오라클이 무료 고객보다 실제로 돈을 지불하는 유로 고객에게 서비스 정지를 시키지 않을 것 같다는 게 제 추측입니다.. ㅎㅎ
마무리
쭉 읽어보셨겠지만, 이 포스팅은 오라클 클라우드가 '안 좋다', '쓰지 마라'라는 내용을 전달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저 오라클 프리티어의 무분별한 계정 정지에 대한 경험과 대비 방안을 소개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저 말고도 오라클 클라우드 정지를 '아무 이유 없이' 당하신 분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있을 것이고요.
많은 분들은 오라클 클라우드에 문의 후 복구를 받을 수 없다는 확정적인 답변을 받았다고 합니다. 저는 운 좋게(?) 아무 이유 없이 정지당한 오라클 클라우드 계정을 풀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정상적으로 오라클 프리티어 사용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매일 백업을 필수로 하시고 프리티어 약관을 한번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또한 프리티어 사용 시 모든 데이터가 날아가도 괜찮은 그런 개발용, 테스트용 서버만을 운영하시고 실제 운용 서버는 유료 결제 후 사용하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그리고 이번 기회를 통해 백업하지 않는 습관에 대해 크게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오라클은 대형 회사니까 내 데이터는 항상 안전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가졌으면 안 됐고, '프리티어에서는 언제든 데이터가 없어질 수 있으니까, 백업을 필히 해야지'라는 생각을 가졌어야 했습니다.
혹여나 저와 비슷한 상황을 겪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이 포스팅이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도움이 필요하다면 댓글 환영합니다.
감사합니다.